정재은 변호사 언론보도 [WOW 한국경제TV 201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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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한 USB에서 쏟아져 나온 배우자의 부정행위 흔적들...
이혼에 따른 위자료는 얼마?
온라인뉴스팀
▶간통죄 폐지됐으나 위자료 액수는 아직도 제자리...물가 상승에 따라 재산정 돼야
30대 남성 A씨는 어느 날 병원 진료를 위해 반차를 내고 모처럼 집에서 쉬게 됐고 시간이 난 김에 컴퓨터의 오래된 파일들을 정리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A씨는 해외 출장이 잦은 디자이너인 부인 B가 출장에서 찍어온 사진 한 장을 들여다보다 모골이 송연해지는 것을 느꼈다. 호텔 방에서 찍은 B의 사진을 들여다보니 B의 뒤편에 있는 통 유리창에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한 남자의 실루엣이 보이는 것이었다.
A씨는 떨리는 손으로 부인 B가 해외 출장에서 찍어 온 다른 사진 파일들도 열어보았는데 도대체 이 많은 독사진들을 누가 다 찍어준 것인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A씨는 서랍 속에서 부인 B가 사용하는 USB를 발견하고 USB를 복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후 복구업체에서 연락을 받고 복구된 파일들을 열어 본 A씨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도저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B의 부적절한 사진들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B가 벌써 수년 전부터 같은 회사의 동료 디자이너인 C와 부적절한 만남을 가지며 해외 출장을 빙자해 해외에서 애정 행각을 벌였던 것을 이제야 뒤늦게 A가 알게 된 것이다.
결국 A씨는 이혼 및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해 B와 C 모두에게 위자료를 청구했으나 B와 C는 회사 동료일 뿐이라고 오리발을 내밀었다.
하지만 소송 과정에서 사실조회 등을 통해 추가로 발견된 증거들은 수년 동안 B와 C가 부정한 관계였음을 명백히 입증해줬고 큰 어려움 없이 A는 재판에서 승소해 B와 C 둘 모두로부터 위자료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재판에서 인정된 위자료 액수가 생각보다 너무 적어 A는 허탈한 생각마저 들었다.
▶ 간통죄는 폐지됐으나 위자료 액수는 여전히 제자리...현실적으로 액수 늘려야
올해 초 간통죄가 폐지되면서 법조계 안팎에서는 간통죄가 폐지되면 소송을 통해 인정되는 위자료 액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으나 막상 간통죄가 폐지된 지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이혼소송에서 인정되는 위자료 액수는 간통죄 폐지 이전과 별 차이가 없다.
이에 대해 최근 유명 인사들의 이혼 소송에서 좋은 결과를 내어 주목 받고 있는 정재은 변호사는 외국의 경우를 예로 들며 "미국의 골프 선수인 타이거 우즈는 불륜행위가 드러나 이혼을 하며 부인에게 위자료로 8000억원 가량을 지불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외국에 비해 위자료 액수가 턱없이 적은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자료를 지급하게 하는 의미가 금전으로나마 정신적 고통을 위로해주라는 의미인데 현재의 위자료 액수는 정신적 고통을 위로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당장 외국의 경우처럼 징벌적 손해배상 개념을 도입하는 것까지는 무리라고 하더라도 물가 상승률도 못 따라가는 위자료 액수는 현실적으로 재산정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혼소송 전문변호사인 정재은 변호사는 "간통죄까지 폐지된 마당에 지금처럼 위자료 액수가 낮아서야 한 쪽 배우자가 입은 정신적 고통은 무엇으로도 보상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초 헌법 재판소가 간통죄를 위헌 결정한 것은 간통에 대한 책임을 형사적 영역에서 민사 영역으로 이관한다는 의미가 큰 데 지금과 같은 위자료 액수로는 혼인관계 파탄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전혀 보상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상처 입은 다른 가족들을 보호할 보완책 마련이 필요
정재은 변호사는 "수년 간 부정행위를 저질러도 현재 재판 실무상으로는 위자료 액수가 3000만원을 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저지른 잘못에 비해 법원이 인정하는 위자료 액수가 너무 적어 괴리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혼에 따르는 재산분할로 나눌 재산이 없는 부부들의 경우에는 위자료만이 이혼 후의 생활을 보장할 수단이 되는 셈인데 지금의 액수로는 현실적으로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간통죄도 폐지된 마당에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상처 입은 다른 가족들의 정신적 고통을 보상하고 생활을 보장할 현실적 보완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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