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영 기자 hyjeong@wowtv.co.kr 

▶ 재산 많은 황혼 재혼 부부의 경우, 자식들 등쌀에 헤어지기도

​

70대 여성 A씨는 어느 날 남편 B로부터 집을 나가겠으니 사실혼 관계를 정리하자는 통보를 받았다. 젊은 시절 첫 남편과 사별하고 오랜 기간 홀로 자식들을 키우며 살던 A씨는 3 년 전 동호회에서 B를 만났는데 B 또한 부인을 사별하고 혼자 지내던 중이었다. 둘은 1년 여간 교제한 후 결혼식을 올렸고 함께 운동과 여행을 즐기며 잘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 B의 자식들이 상속 재산의 절반을 배우자가 우선 상속하도록 한다는 민법 개정안에 관한 뉴스를 보면서 문제가 생기게 되었는데, 상속 법 개정안에 대한 뉴스를 본 B의 자식들은 번갈아 가며 B를 찾아와 A와 헤어질 것을 요구하기 시작하였다.

A와 B는 각자 상당한 재산이 있고 각자 소생의 자식들도 있었기 때문에 결혼식을 올린 후에도 혼인신고는 하지 않고 사실혼 관계로 지내고 있었기에 상속 문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B의 자식들은 앞으로 사실혼 배우자에게도 상속이 인정되도록 민법이 개정될지도 모르는 일이고 갑자기 자식들 몰래 A가 B와 혼인 신고라도 하면 큰일이라고 하며 아버지 B를 찾아와 A와 헤어질 것을 통사정하였다.

결국 자식들 등쌀에 못 이긴 B는 A에게 헤어질 것을 통보하였고, 그렇게 A와 B는 자식들 등쌀에 헤어지게 되었다. B는 A와 헤어지는 과정에서 우선 지금은 헤어지고 나중에 다시 자신과 연애하자는 황당한 제안까지 하였으나 그러한 제안을 A가 받아드릴 리 없었다,

▶ 황혼 재혼 느는 데...자식들은 상속 걱정에 혼인 신고 막아

​

근래 들어 황혼이혼이 늘어난 만큼 황혼 재혼 또한 늘어가는 추세이지만, 자식들이 부모의 재혼을 결사 반대하여 힘들게 재혼을 결심한 부모들이 속앓이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최근 황혼 이혼 소송에서 좋은 결과를 내어 주목 받고 있는 정재은변호사는 자신이 맡았던 사건을 예로 들며, "황혼 재혼을 자식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십중팔구 재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모님이 재산이 없으면 자녀들이 굳이 재혼을 반대하지 않으나, 부모님이 재산이 많은 경우에는 자녀들이 부모의 재혼을 더 반대하는 경향이 있다. 재혼을 하면 법률상 배우자가 되는 데, 자녀들보다 배우자가 더 많이 상속받게 되므로 친어머니나 친아버지도 아닌 새어머니가 새 아버지가 자식들보다 재산상속을 더 많이 받아 가게 된다는 사실에 반감을 가지는 듯하다"고 말하였다.

이혼 소송 전문 변호사인 정재은변호사는 "노년기에 늦게라도 마음에 맞는 상대를 만나 재혼을 하여도 자식들 눈치를 보며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그냥 사실혼으로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혼 관계에서 한쪽이 갑자기 사망하면 배우자로서 재산적인 보장을 전혀 받지 못한다. 사실혼도 이혼과 마찬가지로 사실혼 해소 시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지만, 사실혼이 유지된 상태로 상대 배우자가 사망하면 상속받을 수 있는 권리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 사실혼 배우자는 상속받을 권리가 전혀 없어.. 사실혼재산분할에 대한 법적인 보완이 필요해

​

정재은변호사는 "사실혼 배우자는 상속을 받지 못하므로, 같이 살던 배우자가 병에 걸리거나 위독해지면 사망하기 전에 재산을 확보하기 위해 혼인 신고를 하거나 사실혼파기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실혼 배우자는 상속권이 없기 때문에 부득이 현재로서는 변호사 입장에서 위와 같은 방법들을 조언할 수밖에 없지만. 앞으로 사실혼 배우자에게도 상속받을 권리를 보장해 주도록 법적인 보완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http://www.wowtv.co.kr/newscenter/news/view.asp?bcode=T30001000&artid=A201510130643